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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렌즈

자유낙하 렌즈 28mm f2.8 과 이별하다

28mm f2.8 작고 가벼운 귀엽던 나의 렌즈...

30cm 자유낙하 운동에 모터고장이라는 판정을 받고 9만원이라는 수리비를 청구받게 된다.
그냥 고치지 말아주세요... ㅠㅠ
MF는 잘 작동이 되었으므로, 고치기 보다는 MF를 사용할 목적으로 A/S를 받지 않았다.
28mm가 정품이었다면 당연 캐논 포인트로 수리를 했을것이다.


너무나 아쉬워 분해하다 망가지면 못 쓰는셈 치고~ 분해를 시작했다.
어릴적 조립식 장난감에 들어있던 설명서가 절실히 필요했으나,
조심 조심 나사 하나 하나를 빼어내고 떼어내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바로 아래 사진만큼 앞뒤로 모두 분해를 하고 나니 드디어 커다란 장벽에 부딪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을 보면 28mm라는 글자가 인쇄된 부분 아랫쪽으로 톱니바퀴들이 보인다. 이것들이 맞물려 AF를 구동시킨다.
28mm는 모터가 나간게 아니라 떨어지는 충격으로 톱니바퀴 중 한개가 반토막이 낫다... ㅠㅠ
여기서 조금만 분해하면 톱니바퀴가 보일듯 했으나, 포기! 도저히 여기서 더 분해가 안됬다.
이래저래 알아본봐 저기서 더 분해를 하려면, 미치게 어렵단다. 뭐 납땜도 하고 그래야 된다는...
그래서 조금 위험하고 보기 안좋지만 좀 더 쉬운 방법으로 가기로 했다.
바로 외과 수술같이 고장난 부분을 앞까지 바로 껍질을 제거하는 것!

커터칼과 라디오 펜치로 두세번에 걸쳐 딱딱한 강화플라스틱을 잘라냈다.
잘라내고 나니 아래 사진과 같은 구조가 나왔다. 아래사진에서 가장 위 하얀 톱니바퀴가 원래 반토막 났었다.
강력본드와 핀셋을 이용해 조심 조심 붙였다.
강력본드가 다른 톱니바퀴에 묻지 않게, 그리고 붙은 부위가 너무 두꺼워 톱니바퀴가 돌때 버겹지 않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톱니바퀴를 붙이고 하루를 그냥 두었다. 어느정도 접착의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나사가 단 한개도 남지 않게 다시 재조립을 하여 완성시켰다.
분해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외관을 잘라낸 자리가 좀 티가 난다는것. 그것 빼면 분해전 후가 같다.
드디어 한근반 두근반 두근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450d에 마운트를 하고, AF를 작동 시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과는???


20%만 성공이라고 하면 맞을까?
AF가 된다. 역시 모터는 이상이 없었고, 단지 톱니바퀴만 문제가 있었다.
톱니바퀴가 단단히 붙긴 했으나, 역시 부러졌던 건 안되나 보다. 맞물리는 자리가 좀 다른지
톱니바퀴가 반만 잘 돌고 반은 뻑뻑해서 모터에 무리가가며 잘 돌지 않는다.

AF작동시 모터가 살짝 움직일 수 있는 거리에서만 AF가 가능하다.
즉 MF로 초점을 살짝 잡아주고 AF를 켜고 초점을 잡는게 가능하다.

이러느니 차라리 MF로 쓰지...

어쩌면 남대문 A/S센터를 돌아다니면 운 좋게 톱니바퀴를 구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좀 귀찮기도 하고...


그리고 28mm에는 조금 다른 문제가 있었다.
F값이 2.8일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나
조리개를 4.5 이상으로 조일경우 조리개가 멈추는 현상이 발생한다.

400d와 450d에서는 동일한 증상이 발생하였다.
아마도 400d와 450d가 최신바디라 (28mm에 비하면), 서로 호환이 잘 안되어 일어나는 현상 같다.
씨리얼 넘버가 UC인지 UB인지 그랬으니, 거의 20년된 렌즈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다.

그리하여 결국...

얼마전에 3만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28mm를 넘겼다.
10만원 넘게 손해 본것이긴 하지만, 뭐 어쩌겠나 내가 떨군것을... ㅠㅠ

덕분에 배운것이 있다면,
렌즈는 절때 네버 떨구면 안된다는 거고,
렌즈든 바디든 A/S를 위해 정품으로 구매해야겠다는 점을 확실히 배웠다.

그나저나 완소 450d는 내수인데... 떨구지 않겠지?

스냅전용 28mm가 떠나가 슬픈 날이었다...